교통
고속도로 사고 후 안전조치, 연쇄추돌 책임에 미치는 영향
표지를 세웠는지, 갓길로 옮겼는지가 연쇄추돌의 책임 비율을 가릅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추면 그 자체가 위험입니다. 뒤에서 오는 차는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려오고, 멈춘 차를 발견하고 제동을 시작해도 100미터 넘게 더 갑니다.
그래서 법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된 운전자에게 별도의 의무를 지웠습니다. 이 의무를 지켰는지가 연쇄추돌이 났을 때 책임 비율을 가릅니다.
고속도로에 차를 세워도 되나요?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차를 정차하거나 주차시켜서는 아니 된다 (도로교통법 제64조 본문)
예외가 일곱 가지 있습니다.
| 호 | 예외 |
|---|---|
| 1 | 법령이나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따르거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일시 정차·주차 |
| 2 | 안전표지를 설치한 곳이나 정류장에서의 정차·주차 |
| 3 |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길가장자리구역(갓길 포함)에 정차·주차 |
| 4 | 통행료를 내기 위한 정차 |
| 5 | 도로관리자의 보수·유지·순회 |
| 6 | 경찰용 긴급자동차의 임무 수행 |
| 7 | 교통이 밀리거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움직일 수 없을 때의 일시 정차·주차 |
고장이라도 갓길로 옮겨야 예외에 해당합니다(제3호). 본선 차로에 그대로 세워 두는 것은 예외가 아닙니다.
고장 났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요?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표지(이하 "고장자동차의 표지"라 한다)를 설치하여야 하며, 그 자동차를 고속도로등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66조)
두 가지가 함께 요구됩니다. 표지 설치와 차량 이동입니다.
준수사항 조문이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고속도로등을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 제66조에 따른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항상 비치하며,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는 자동차를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정지시키고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표지를 설치하여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67조 제2항)
"항상 비치"입니다. 삼각대를 트렁크에 두고 다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고가 난 뒤에 없다는 것은 이미 위반입니다.
세 단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우측 가장자리(갓길)로 이동시킵니다.
2.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합니다.
3. 차량 밖, 가드레일 바깥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합니다.
세 번째가 조문에 직접 적힌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합니다. 2차 사고 사망자의 상당수가 차 안이나 차 옆에 있다가 발생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비상등, 트렁크 열기, 대피, 신고"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연쇄추돌에서 책임이 어떻게 갈리나요?
앞선 사고 차량의 운전자에게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적 구조는 두 갈래입니다.
형사: 업무상과실치사상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뒤차가 추돌해 사람이 다쳤다면, 앞차 운전자의 과실이 문제됩니다. 표지를 설치했는지, 차를 갓길로 옮겼는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가 판단 요소가 됩니다.
민사: 과실상계
같은 사실관계가 손해배상에서는 과실 비율로 나타납니다. 뒤차의 전방주시 의무 위반과 앞차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견주어집니다.
| 앞차의 사정 | 방향 |
|---|---|
| 갓길로 옮기고 표지를 설치했다 | 책임이 크게 줄어듭니다 |
| 본선에 그대로 두었다 |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
| 야간·악천후였다 | 표지의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
| 사고 직후 시간이 짧았다 | 조치할 시간이 없었던 사정이 참작됩니다 |
| 비상등만 켜 두었다 | 표지 설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시간이 없었다"는 사정은 실제로 참작됩니다. 사고 직후 몇 초 만에 뒤차가 들이받은 경우와, 20분 넘게 본선에 방치한 경우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사고 후 조치 의무도 걸리나요?
고속도로 사고라도 도로교통법 제54조의 의무는 그대로입니다.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는 운전자등은 즉시 정차하여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 제공을 하여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없을 때에는 가장 가까운 국가경찰관서에 사고가 일어난 곳, 사상자 수 및 부상 정도 등을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
조치하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48조). 사람이 다쳤는데 도주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제2호).
고속도로에서는 "즉시 정차"와 "안전 확보"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갓길로 옮기는 것은 도주가 아닙니다. 오히려 제66조가 요구하는 조치입니다. 현장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뒤차 운전자의 책임은 어떻게 되나요?
기본이 되는 조문은 이것입니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앞차의 뒤를 따르는 경우에는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게 되는 경우 그 앞차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를 확보하여야 한다 (도로교통법 제19조 제1항)
"갑자기 정지하게 되는 경우"까지 상정한 거리입니다. 앞차가 멈춰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뒤차가 면책되지 않는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급제동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위험방지를 위한 경우와 그 밖의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운전하는 차를 갑자기 정지시키거나 속도를 줄이는 등의 급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조 제4항)
연쇄추돌에서 뒤차의 과실이 기본적으로 큽니다. 안전거리 미확보와 전방주시 태만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정은 뒤차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 앞차가 본선 차로에 표지 없이 정차해 있었다
- 곡선 구간이나 언덕 너머여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 야간이거나 안개·폭우로 시계가 극히 나빴다
- 앞차의 미등·비상등이 켜져 있지 않았다
블랙박스가 이 판단의 거의 전부를 좌우합니다. 표지가 설치되어 있었는지, 언제부터 있었는지가 영상에 남습니다.
연쇄추돌은 관련 차량이 여럿이어서 각 충돌의 선후와 인과관계를 가려야 합니다. 두 번째 충돌로 생긴 손해인지 세 번째 충돌로 생긴 손해인지에 따라 책임자가 달라지고, 보험사 사이의 구상도 여기서 갈립니다. 그래서 사고 직후의 차량 위치와 파손 부위 사진이 뒤늦게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갓길로 달려도 되나요?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차로에 따라 통행하여야 하며, 갓길로 통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
예외는 긴급자동차와 보수·유지 작업 차량, 그리고 차량 정체 시 신호기나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뿐입니다(같은 항 제1호·제2호).
정체 때 갓길로 빠져나가는 차가 대피한 사람을 치는 사고가 실제로 일어납니다. 갓길을 비워 두는 것이 2차 사고를 막는 전제입니다.
고속도로에는 아예 들어갈 수 없는 대상도 있습니다.
자동차(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만 해당한다) 외의 차마의 운전자 또는 보행자는 고속도로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도로교통법 제63조)
대피할 때도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가면 안 됩니다. 우측 갓길 바깥, 가드레일 너머가 원칙입니다.
횡단·유턴·후진도 금지됩니다(도로교통법 제62조). 출구를 지나쳤다고 후진하는 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집니다.

신고를 빠뜨리면 어떻게 되나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 (…) 4. 제54조제2항에 따른 사고발생 시 조치상황 등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람 (도로교통법 제154조)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제148조, 5년 이하)과 신고를 하지 않은 것(제154조, 30만원 이하)은 다른 조문입니다. 둘 다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나요?
차가 움직인다면
- 비상등을 켜고 갓길이나 안전지대로 이동합니다.
- 가능하면 다음 IC나 휴게소까지 나갑니다.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 비상등을 켭니다.
- 트렁크를 엽니다. 뒤에서 잘 보입니다.
-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합니다.
- 차 안에 있지 말고 가드레일 바깥으로 대피합니다.
- 112 또는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에 연락합니다. 무료 견인 서비스가 있습니다.
표지를 설치하러 뒤로 걸어가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야간이거나 차량 통행이 많다면, 대피를 먼저 하고 견인을 기다리는 편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 블랙박스 영상 (사고 전후, 앞차와 뒤차 모두)
- 표지 설치 여부와 시각 (사진, 영상)
- 차량의 최종 위치 (본선인지 갓길인지)
- 비상등·미등의 점등 여부
- 사고 시각과 날씨, 시야 조건
- 도로공사·경찰 출동 기록
- 대피 여부 (탑승자가 어디 있었는지)
표지를 설치한 순간의 사진이 있으면 결정적입니다. 시각 정보가 남는 방식으로 찍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상등만 켜도 되나요?
부족합니다. 제66조와 제67조 제2항은 고장자동차의 표지 설치를 별도로 요구합니다. 비상등은 그 자체로 표지가 아닙니다.
갓길로 옮기면 현장을 훼손한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제66조가 요구하는 조치입니다. 옮기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면 위치 관계를 남길 수 있습니다.
앞차가 세워 둔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뒤차의 안전거리·전방주시 과실이 큽니다. 다만 앞차가 표지 없이 본선에 있었다면 과실이 나뉩니다.
표지를 설치하다가 다쳤습니다.
2차 사고의 피해자가 됩니다. 뒤차의 과실이 주로 문제되고, 앞차 운전자의 대피 여부도 함께 평가됩니다.
교통 정체로 서 있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제64조 제7호의 예외에 해당합니다. 정차 자체는 위법이 아니고, 안전거리 문제로 판단됩니다.
삼각대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제67조 제2항이 "항상 비치"를 요구합니다. 없는 상태 자체가 준수사항 위반이고, 사고 시 과실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밤에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요?
야간에는 시인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불꽃신호기나 반사식 표지 등 야간용 장비를 함께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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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법령
· 도로교통법 제19조: 안전거리 확보 등
· 도로교통법 제54조: 사고발생 시의 조치
· 도로교통법 제60조: 갓길 통행금지 등
· 도로교통법 제62조·제63조: 횡단 등의 금지, 통행 등의 금지
· 도로교통법 제64조: 고속도로등에서의 정차 및 주차의 금지
· 도로교통법 제66조: 고장 등의 조치
· 도로교통법 제67조: 운전자의 고속도로등에서의 준수사항
· 도로교통법 제148조·제154조: 벌칙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처벌의 특례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 도로교통법 [시행 2026. 7. 1.] 기준 / 확인일: 2026. 8. 24.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2026. 7. 24.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법령과 제도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최신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