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최신판례
상가 차임 면제 약정, 새 건물주에게도 주장할 수 있을까
합의서만 가지고 있으면 부족합니다. 공시되지 않은 변경은 새 건물주에게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상가 임대차가 굴러가는 동안 임대인과 임차인이 일정 기간 차임을 면제하기로 합의하는 일이 있습니다. 인테리어 기간의 렌트프리, 매출 급감기의 한시적 감면, 시설 투자에 대한 보상 같은 것들입니다.
문제는 그 뒤에 건물이 팔렸을 때입니다. 새 주인이 "나는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원래 차임을 요구하면 어떻게 되는가.
임대인이 바뀌면 임대차는 어떻게 되나요?
먼저 확인할 것은 대항력입니다.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건물의 인도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또는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요건은 둘입니다. 건물을 인도받았을 것, 사업자등록을 신청했을 것. 이 둘을 갖추면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 (같은 조 제2항)
새 주인은 임대인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계약이 새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계약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보증금 반환의무도, 남은 임대차기간도 새 주인에게 넘어갑니다.
여기까지는 다툼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대로"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입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대법원은 2026년 6월 판결에서 이렇게 보았습니다.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바뀐 계약 내용이라도, 사업자등록 정정 등을 통해 외부에 공시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임대인에게 대항하기 어렵다.
논리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 상가임대차의 대항력은 등기가 없어도 인정되는 예외적 보호입니다.
- 그 예외를 정당화하는 것이 사업자등록이라는 공시입니다.
- 등기부를 보고 건물을 사는 사람은 사업자등록으로 드러난 임대차 내용을 신뢰합니다.
- 그렇다면 공시되지 않은 변경까지 매수인이 떠안아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무엇이 공시되는가요?
상가임대차에서 외부에 드러나는 정보는 세무서를 통합니다.
확정일자는 상가건물의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이 부여한다. 관할 세무서장은 해당 상가건물의 소재지,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을 기재한 확정일자부를 작성하여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1항·제2항)
이 정보는 이해관계인이 볼 수 있습니다.
상가건물의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관할 세무서장에게 해당 상가건물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등 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관할 세무서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같은 조 제3항)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는 자는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관할 세무서장에게 정보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같은 조 제4항)
건물을 사려는 사람은 이 경로로 임대차 현황을 확인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반영되지 않은 변경은 매수인이 알 수 없는 사정이 됩니다.
| 공시되는 것 | 공시되지 않는 것 |
|---|---|
| 임차인(사업자)의 존재 | 당사자끼리 주고받은 합의서 |
| 임차 부분 (도면 포함) | 구두 약정 |
| 차임과 보증금 (신고된 금액) | 문자·이메일로 오간 양해 |
| 확정일자 부여일 | 신고하지 않은 차임 면제·감액 |
| 임대차기간 | 신고하지 않은 특약 |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1.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합니다
임대차 조건이 바뀌면 사업자등록의 임대차 관련 사항도 맞추어야 합니다. 계약서를 새로 쓰거나 변경계약서를 작성한 뒤, 그 서류를 첨부해 세무서에 정정신고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 사본이 사업자등록 서류에 편철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합의서를 서랍에 보관하는 것과 세무서에 제출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2. 확정일자를 다시 받습니다
차임이나 보증금이 바뀌었다면 변경된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정일자부에 기재되는 항목이 곧 매수인이 조회하는 항목입니다.
보증금이 늘어난 경우에는 증액분에 대한 우선변제 순위를 확보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3. 매매 전에 미리 정리합니다
건물이 팔릴 기미가 보이면 그때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매수인에게 변경 사실을 알리고 승계 여부를 확인받아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매매계약서에 임대차 승계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조항에 변경 내용이 반영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4. 종전 임대인에게 물을 수 있는지 봅니다
새 임대인에게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면, 종전 임대인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문제가 남습니다. 합의 당시의 경위, 종전 임대인이 매도 사실을 숨겼는지, 매수인에게 알렸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이 판결은 어디까지 미치나요?
차임 면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변경도 같은 구조에 놓입니다.
- 차임 감액 합의
- 임대차기간 연장 합의
- 관리비 부담을 임대인이 지기로 한 약정
-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약정
- 시설 투자비를 보증금에 가산하기로 한 약정
임차인에게 유리한 방향의 변경일수록 위험합니다. 공시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면 새 주인에게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정 감액청구권은 무엇이 다른가요?
합의로 감액한 것과, 법이 인정하는 감액청구권은 다른 문제입니다.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제1급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는 장래의 차임 또는 보증금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 제1항, 개정 2020. 9. 29.)
감액에는 한도가 없고, 증액에만 상한이 있습니다. 증액 청구는 계약이나 약정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감염병으로 감액한 뒤 다시 올릴 때는 특칙이 있습니다.
제1급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차임 등이 감액된 후 임대인이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증액된 차임 등이 감액 전 금액에 달할 때까지는 같은 항 단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같은 조 제3항, 신설 2020. 9. 29.)
원래 금액까지 회복하는 동안에는 증액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청구권은 법이 준 권리이므로, 임대인이 바뀌어도 새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합의에 기초한 면제와 다른 점입니다.

함께 확인할 조항은 무엇인가요?
계약갱신요구권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 개정 2018. 10. 16.)
차임을 3기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갱신을 거절당합니다(같은 조 제1항 제1호).
여기서 앞의 문제가 이어집니다. 면제 약정이 새 임대인에게 인정되지 않으면, 그 기간에 내지 않은 차임이 연체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더 내는 문제로 끝나지 않고 갱신 거절과 계약 해지로 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갱신되는 임대차의 조건도 정해져 있습니다.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른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같은 조 제3항)
강행규정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5조)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만 무효입니다. 임차인에게 유리한 약정은 당사자 사이에서 유효합니다. 이번 쟁점은 그 유효한 약정을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 약정 자체가 무효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관리비 내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2026년 5월 12일부터 시행된 조항입니다.
임대차계약 시 합의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상가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관리비를 납부하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그 부과된 관리비 내역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받은 임대인은 이에 따라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9조의2 제1항·제2항, 본조신설 2025. 11. 11.)
차임을 면제받는 대신 관리비를 올려 받는 식의 조정이 있었다면 이 조항으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 무엇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서면으로 있는가
- 그 서면이 사업자등록에 반영되어 있는가
- 확정일자를 다시 받았는가
- 세무서의 임대차 현황이 현재 계약과 일치하는가
- 건물에 매매 예정이 있는가 (등기부의 가등기·신탁 여부도 확인)
- 면제 기간 동안 차임을 내지 않은 것이 연체로 잡힐 여지가 있는가
임대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건물일수록 정정신고를 미루면 안 됩니다. 정정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소유권이 넘어간 뒤에는 늦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서에 서명·날인까지 받았는데도 안 되나요?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합니다. 다만 새 소유자에게 주장하려면 외부에 드러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취지입니다.
무엇을 정정해야 하나요?
바뀐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차임·보증금이 바뀌었다면 변경계약서를 첨부해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다시 받는 것이 기본입니다.
건물이 이미 팔린 뒤에 알았습니다.
새 임대인이 그 합의를 알고 있었는지, 매매 과정에서 고지되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종전 임대인에 대한 책임도 함께 검토합니다.
새 임대인이 밀린 차임을 한꺼번에 요구합니다.
면제 약정의 대항 여부, 연체로 볼 수 있는지,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함께 걸립니다. 금액보다 계약 존속 여부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감액청구는 새 임대인에게도 할 수 있나요?
제11조의 증감청구권은 법률상 권리이므로 현재의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합니다. 다만 요건(조세·공과금의 증감, 제1급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 변동)을 갖추어야 합니다.
보증금이 큰 상가도 이 법의 보호를 받나요?
일정 금액을 넘으면 적용 범위가 달라집니다. 상가를 빌렸다면 어느 법의 보호를 받는지 먼저 확인하세요에서 다룹니다.
이어서 볼 글
근거 법령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력 등 (인도 + 사업자등록, 양수인의 지위 승계)
· 같은 법 제4조: 확정일자 부여 및 임대차정보의 제공 등
· 같은 법 제10조: 계약갱신 요구 등 (10년, 3기 연체)
· 같은 법 제11조: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
· 같은 법 제15조: 강행규정
· 같은 법 제19조의2: 관리비 내역의 제공 (신설 2025. 11. 11.)
참고: 대법원 2026. 6. 25. 선고 중요판결 요지(2026다201494) https://www.scourt.go.kr
확인: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 2026. 5. 12.] 기준 / 확인일: 2026. 8. 24.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2026. 7. 24.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법령과 제도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최신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